
최근 IT 및 금융 투자 업계를 뜨겁게 달군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바로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Naver)가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Upbit)의 운영사 두나무(Dunamu)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입니다. 이번 인수는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Naver Financial)과 두나무 간의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논의되고 있으며, 성사될 경우 국내 핀테크 및 가상자산 시장에 전례 없는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단순한 기업 인수를 넘어, 쇼핑, 결제, 금융, 그리고 가상자산을 아우르는 ‘슈퍼 앱’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 인수 배경과 방식, 왜 지금인가?
이번 ‘빅딜’의 핵심은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입니다. 이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신주를 발행하여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 전량과 맞바꾸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거래가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되어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가 완성됩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선,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시장의 개화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디지털자산TF를 출범시키고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연내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이미 스테이블코인 사업 협력을 공식화한 바 있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여 국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두나무 입장에서는 ‘그림자 규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보다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큽니다. 가상자산사업자라는 특수성 때문에 신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두나무는 네이버라는 거대 플랫폼의 우산 아래에서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실물연계자산(RWA), 스테이블코인 등 미래 금융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됩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장외거래중개업 등 금융투자업 인가 시 대주주 적격성을 엄격히 심사하는데, 네이버파이낸셜이 대주주로 나서면 규제 신뢰도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와 시장의 반응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은 여러 방면에서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사용자 기반 확대 및 접근성 개선: 약 4,000만 명에 달하는 네이버의 월간 활성이용자(MAU) 기반은 업비트의 신규 사용자 유입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잠재력을 가집니다. 네이버 아이디를 통한 간편 가입 및 로그인, 모바일 신분증을 활용한 KYC(신원확인) 절차 간소화는 가상자산 시장의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출 것입니다.
- 결제 생태계 혁신: 네이버페이라는 강력한 결제 인프라에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이 더해지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혁신적인 결제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집니다. 이는 기존 카드사에 지불하던 수수료를 절감하고, 정산 과정을 효율화하여 네이버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두나무가 최근 발표한 자체 레이어2 블록체인 ‘기와(GIWA)’는 이러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콘텐츠와 블록체인의 결합: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강력한 IP(지적재산권)와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은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IP 자산의 온체인화, 팬 커뮤니티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 구축 등은 콘텐츠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감에 힘입어 인수설이 보도된 후 네이버의 주가는 10% 이상 급등하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습니다. 반면, 두나무의 나스닥 상장을 기대했던 기존 두나무 지분 보유사들의 주가는 하락하는 등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비상장 주식 시장에서도 두나무 주가는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로 인해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 남은 과제와 미래 전망
물론 이번 빅딜이 성사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가장 큰 관건은 주식 교환 비율 산정입니다.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네이버파이낸셜보다 높게 평가되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 두나무 주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교환 비율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네이버가 추가적인 유상증자를 하거나, 미래에셋그룹과 같은 기존 투자자들의 추가 출자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두나무의 주요 주주 중 하나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선택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경쟁사인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 지분을 취득하는 ‘불편한 동거’를 택할지, 혹은 현금매수청구권을 행사할지에 따라 네이버의 자금 부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제들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는 단순히 두 기업의 결합을 넘어, 한국의 디지털 금융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혁신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쇼핑, 금융, 콘텐츠, 그리고 가상자산을 아우르는 ‘국가대표 슈퍼 플랫폼’의 탄생을 기대해 봅니다.